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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아지 구충제 펜벤다졸

포스터달려 2019. 11. 14. 17:11

약국에서 동물용 구충제 ‘펜벤다졸’ 약품의 품절 사태가 벌어지고 있습니다. 구매자들은 동물의약품지정약국뿐 아니라 동물병원까지 찾아 나섰습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한 알에 1,000원 안팎인 약을 수십 배의 폭리를 받고 파는 이들까지 생겼습니다. 펜벤다졸 품절 현상으로 구입이 어려워지자 펜벤다졸 성분이 포함된 다른 동물의약품을 사거나 지인의 도움을 얻어 해외직구로 샀다는 환자도 있습니다.

 

 

시작은 지난 9월 미국 오클라호마주에 사는 60대 초반 조 티펜스(Joe Tippens) 씨가 올린 영상에서 부터였습니다. 그가 펜벤다졸이라는 성분이 함유된 강아지 구충제를 3개월 동안 복용한 후 말기 암을 완치했다는 것이 영상의 내용으로 해당 동영상은 업로드 3주 만에 187만여 건의 조회 수를 기록하며 뜨거운 관심을 받았습니다. 이후 미국 뿐 아니라 국내의 말기 암 환자들이 조 티펜스의 펜벤다졸 치료법을 따라 하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대한의사협회가 일부 말기 암 환자가 복용한다는 동물 구충제의 효능에 대한 근거가 없다며 복용을 권장할 수 없다는 의견을 7일 밝혔습니다. 대한의사협회는 '동물용 구충제 펜벤다졸 효능 및 안전성 관련 의견 제시'라는 자료를 통해 "현재까지 사람을 대상으로 항암효과에 대한 임상적 근거가 없다. 안전성도 확인되지 않았기 때문에 복용을 권장할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의협은 "펜벤다졸은 기생충을 치료하는 데 쓰이며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도 개나 염소 등 동물에게만 사용이 승인된 약품"이라며 "암세포 증식을 억제하는 효과를 나타낼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그 근거는 사람을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이 아닌 세포실험과 동물실험"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일부 동물 실험에서 효과가 있었다 해도 사람에게서 같은 효과를 보인다는 보장은 없다"며 다시 한번 강조했습니다. 

 

 

또 "미국 사례의 경우 임상시험에 참여해 새로운 면역항암제를 투여받으면서 자의로 펜벤다졸과 함께 기타 보충제를 복용했기 때문에 펜벤다졸이 치료 효과를 낸 것으로 단정할 수는 없다"고 말하며 "동물용 구충제인 펜벤다졸은 임상적 근거가 없고 안전성도 확인되지 않았기 때문에 복용을 권장할 수 없다"며 복용시 혈액과 신경, 간 등에 심각한 손상 등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고 복용 자제를 당부한 상태입니다.

 

 

보건당국과 전문가들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말기 암 환자들은 지푸라기라도 잡겟단 심정으로 펜벤다졸을 찾고 있습니다. 심지어 일각에서는 저렴한 가격의 약물로 암 치료를 막기 위해 일부 보건의료집단과 제약사들이 펜벤다졸 연구결과를 은폐하고 있는 것이라는 음모론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환자들의 절박한 심정이 이해가 가면서도, 쉽사리 복용을 권할 수는 없는 참으로 안타까운 상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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