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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개봉한 영화 '남산의 부장들'이 관객들의 호평을 받으며 인기몰이중입니다. 스토리 전개와 몰입감이 좋고 지루할 틈이 없으며 배우들의 연기력으로 매우 훌륭한 수작으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알고 있던 역사적인 이야기에 새로운 양념들이 첨가되면서 감칠맛 나는 영화가 되었습니다.
영화는 마지막 장면에서 박통을 쏜 김재규가 원래 목적지인 남산이 아닌 육본으로 자동차를 돌리는 장면으로 끝납니다. 이부분을 본 사람들은 김재규가 당시에 왜 육본으로 향했는지 의문이 들것입니다. 영화상에서도 이병헌은 계속 망설이다가 결국 차를 돌리는 장면으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이부분은 지금까지도 미스테리로 남아있습니다. 단순히 판단을 잘못했다고 보기에는 설명이 잘 되지 않습니다. 남산은 중앙정보부가 있는 곳으로 정보기관은 특성상 국내외의 각종 기밀정보를 수집하고 통제하는 기관입니다. 얼마든지 정보를 가공할 수 있습니다. 김재규는 그 중앙정보부의 수장이므로 박통 암살사건에 대해 모든 정보를 통제하고 왜곡시킬 수 있는 힘이 있었습니다.
만약 김재규가 남산으로 바로 향했다면 수하들을 시켜서 사건현장을 통제하고 정보가 새어나가는걸 막을 수 있었고 주요 기관의 수뇌들을 불러 혁명을 시행했으니 본인을 따르라던지 아니면 경호실장인 차지철이 암살을 감행해/ㅆ고 자기는 암살을 막지 못했다라는 정보 왜곡을 통해 쿠테타를 막은 충신으로 포장도 가능할 수 있었을겁니다.
자신이 정보를 통제하면 사실 여부는 아무도 모를수 있으니까요. 당시 차지철이 대통령 경호실장으로 군림하면서 엄청난 권력욕에 사로잡혔었고 다른사람들에게는 아랫사람처럼 막 대하는 경향이 컸던지라 사실관계가 알려지기 전에는 차지철이 쿠테타를 일으켰다고 예상한 사람들도 꽤 있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육본은 김재규가 직접적으로 통제할 수 있는 기관이 아니었고 육본이 사건의 진상을 파악하게 되면서 김재규가 암살사건의 주도자라는게 밝혀지게 되어 재판을 받고 사형을 당하게 됩니다. 그래서 암살 이후에 김재규가 육본이 아닌 남산으로 향했다면 역사는 어떻게 되었을까 하는 물음표가 많이 남습니다.